박선국 돈암교당 교도/ 문화평론가
영화줄거리
복직을 앞두고 있는 산드라는 한통의 전화를 받고 다잡았던 마음이 무너지고 만다. 직장 동료들이 그녀대신 보너스를 원한다는 것이다. 어렵게 우울증을 극복하며 다시 일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시작도 못하게 된 것이다. 주말 이틀동안 재투표를 위해 16명을 만나 설득하는 일이 그녀에게는 벅차기만 하다. 남편의 도움으로 길을 나서지만 ….
“내일을 위한 시간”은 사회 문제를 주로 다뤄 온 형제감독의 날 선 현실 고발영화이자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앞으로 전진하는 한 사람의 인생전환기를 다룬 영화이다. 르포를 보는 듯한 철저하게 객관적인 카메라의 움직임과 조명을 배제한 화면 그리고 아마추어인가라고 느껴지는 배우들의 연기가 합쳐지며 직장을 잃을 위기에 몰린 주인공의 고군분투에 더욱 사실감을 주게 한다.
이것은 부정적이며 수동적이고 소심했던 그녀가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며 적극적이고 능동적이고 긍정적 인간이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녀를 이제는 타인의 배려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기에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 난 그녀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노래하는 새를 동경하던 그녀가 이제는 자유로워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지막 복직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도 앞에 있을지 모를 문제들보다 지금의 자신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일자리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더욱 단단해진 그녀의 마음을 보여준다.
투표에서 그녀가 받게 된 투표의 결과는 많은 의미를 지닌다. 50대 50으로 갈린 투표수는 어느 한쪽을 선택한 그들 각자에게 잘 잘못을 묻기보다 물질(보너스)도 정신(동료애)도 모두 삶 속에 필요 불가결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대종사님의 말씀은 물질과 정신 중 하나를 택하라는 말씀이 아니다. 그 둘은 모두 중요한 것이며, 단지 정신이 주(主)가 되어 종(從)인 물질을 잘 부려 쓰라는 말씀이리라. 나는 지금 무엇이 주가 되어 무엇을 선택하며 살고 있는지 자문해본다.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