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법문 독경은 생명사랑 실천의 하나
지난 26일에 서울교구 소태산홀에서 서울교화 100년 강남지구 기념법회로 특별천도재 형식의 생명존중 법회를 개최하였다. 평소에 원불교의 경쟁력은 천도법문과 천도재에 있다고 생각한 필자로서 이번 합동법회는 원불교의 종교성과 현실인식이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한다.
생명존중법회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이산 한덕천교구장님의 설법이었다. 어느 교무님이 붓글씨 취미삼매경에 깊이 빠지게 되었는데, 어느 날 한 청년이 교당에 찾아와서 상담을 신청했을 때 내일 다시 올 수 있느냐고 했더니 이튿날 청년이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붓을 꺾어 다시는 붓글씨 취미생활을 하지 않고 참회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자살하기 직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무님을 찾아왔는데 거절당한 그 외로운 청년의 심정은 오죽했겠으며, 창생제도를 해야 하는 교무가, 찰나의 한 순간을 놓쳐서 한 젊은이의 목숨을 잃게 했다고 자책하는 그 교무님의 심정은 또 오죽했겠는가. 나는 오늘 설법을 듣고 우리 학교 학생들이 상담교사인 나를 찾아왔을 때, 내가 다른 일로 바쁘다거나 지금 시간이 없으니 다음에 오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작년 이맘때 학부모의 민원에 시달려 23살의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던 서울의 한 초등학교 새내기 교사가 생각난다. 처음에는 그 교사의 49재가 끝날 때까지만 심고시간에 천도법문 독경을 하기로 했다가 지난 생명사랑 지킴이 교육에서 우리 나라에서 매일 35명씩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름모를 누군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내가 천도법문이라도 들려줘야겠다싶어서 지금까지 매일밤 천도법문 독경을 하고 있다. 이 천도법문 의식이 내가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생명사랑 나눔이요, 생명지킴이 실천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강남교당 연정은
5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