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줄거리
변사사건이 일어난다. 한 남자가 산 정상에서 아래로 떨어져 죽었는데 그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 형사인 해준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를 만난다. 그녀의 너무도 침착한 모습에 의심을 품은 해준은 그녀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그는 알리바이 추적, 1:1 심문 그리고 잠복수사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모든 것을 샅샅이 들춰내며 조금씩 그녀를 알아간다. 그러나 의심이 관심으로 바뀌며 그 둘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이르게 되는데…
‘헤어질 결심’은 전반은 살인 사건을 들춰내는 형사물이며 후반은 남녀의 연애 이야기를 다룬다. 두장르를 섞어놓은 듯한 이 영화는 사실 인간의 내면 심리를 꼼꼼하게 탐사해 가는 심리물이라 하겠다.
60년대 히트곡에서 영감을 얻어 시나리오를 쓴 감독은 속속들이 알고 싶어하는 인물과 영원한 미스테리로 남고 싶어하는 두 인물의 내적 여행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영화는 애매모호한 관계를 논리와 감성이라는 두 개의 얽히고 설킨 쌍 곡선 속에서 안개속을 헤매는듯한 두 인물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감독의 이전 달콤 쌉쌀한 영화들에 비하면 조금 밋밋한듯한 느낌이지만 이 영화는 심리묘사면에서는 훨씬 탁월함을 보여준다.
영화는 또한 ‘모호함’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극단적인 촬영각도와 음향이 잘 드러나는 화면 그리고 벽지 하나와 디테일한 장소에 이르기까지 주제를 전하는 치밀함을 가진다.
겉은 논리를 강조하지만 내적으로는 감성이 넘치는 남자주인공과 겉은 무뚝뚝한 모습이지만 내적으로는 온갖 감정이 풍부하게 넘쳐나는 여자주인공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영화는 인간의 ‘모호성’을 표현한다.
죽기위해 모래 구덩이를 파고 그 속에 앉아 파도가 오기를 기다리는 여자주인공과 헤어지려 하면 할 수록 잊지 못하는 여자를 찾아 바닷가를 헤매는 남자주인공의 대비되는 두 모습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꿈을 꾸다 그 꿈을 포기하고 주저앉아 버리거나 이리저리 그 꿈을 찾아 방향 없이 찾아 헤매는 인간의 두 모습을 대변한다.
삶은 분명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그러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어리석음은 없어야겠다. 우선 멈추고 한 숨 돌리며 주위를 보고 또 내 안을 들여다보는 현명함이 그래서 필요하다.
7월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