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집,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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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집, 얼굴
  • 한울안신문
  • 승인 2024.07.25 00:12
  • 호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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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타원 이청진 구리교당 교도

 

40대 격동적이고 탄력있는 청·장년의 향기처럼 싱그럽고 뜨거운 열정의 계절입니다. 산하대지가 온통 초록으로 물결칩니다. 장마통에  잠시 반짝 햇살이 비춥니다. 모처럼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올라서서 하얗게 몰려드는 물결에 산과 구름이 또다시 비를 부르는 듯한 손짓에 벼랑 끝에 선 소나무도 기상이 청정합니다.
사람도 자연의 한 부분이므로 한 여름 푸르름 아래에서도 마음은 건조하여 목마른 시절에 무엇인가를 향한 기다림으로 채우는지 모를 것입니다. 그 때에 맞춰 원불교 제법성지 변산 부안 원광선원과 봉래정사에서 어느 한 교당 법동지들은 허전한 마음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다시 점검하며 씻고 다듬을 수 있었습니다.
푸른 잎 가득한 숲에서는 새들이 청아한 소리로 존재감을 드러내 주었고 작은 여울은 끝없이 흐르며 바다와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그동안 세속에 물들어 품고 쌓아둔 어리석은 마음을 비워내고 맑고 밝은 새 기틀로 정돈해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이 깃든 집 몸의 질서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정산종사법어 근실편 33장 말씀에서 안병욱은 정산종사를 처음뵙고 얼마나 정성껏 수양의 생활을 쌓았기에 저와 같이 화열과 인자가 넘치는 얼굴이 되었을까?’ 라고 했습니다.
얼굴은 우주의 깊은 우물에서 영생의 세월 두레박으로 퍼 올린 그 얼이 사는 굴, 마음 날씨 따라 울고 웃고 하는 얼굴, 사람은 누구나 얼굴값을 하고 산다고 합니다.
사람은 얼굴뿐 아니라 몸도 마음의 건축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나하나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의 벽돌을 쌓아 요리조리 오밀조밀 세밀하게 한 생을 만들고 지키고 그 속에서 살아갑니다.
화가 나고 우울하고 초조할 때는 집을 받치는 기둥이나 창틀의 벽돌하나가 삐뚤게 놓여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건물이 불안하게 흔들리고 위험함을 느끼며 자가 점검을 하게 됩니다. 그것이 마음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찬바람 이슬비에도 집이 흔들린다면 그건 세상을 탓할게 아니라 내 마음 안에 질서가 무너지고 차분하게 견고하지 않은 마음에 삐딱한 벽돌 하나를 바로 놓아야 할 신호입니다.
어느 순간 찾아든 ‘멘붕’ 이란 말은 마음의 건축물에 잘못된 설계를 발견했을 때 일어나는 현상임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멘붕이란 말은 새롭고 멋진 마음의 건축물을 다시 준비하여 세울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될 수 있으므로 온통 비우고 새로 지을 원동력의 시초입니다.
반짝반짝 빛이 나며 청량하고 탄탄한 순간은 온전한 생각의 흐름으로 자신을 닦고 비움의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몸은 안과 밖으로 끝임 없이 변화하며 멈추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고요하나 질서를 흐트리지 않고 쌓아야 할 아름답고 견고한 집입니다. 자신의 눈물겨운 이름 하나를 곱게 적어 두어야 할 은혜의 피조물 입니다. 그러나 결코 내 것이라 하는 몸도 마음도 온전하게 혼자 만들어낸 결과물은 아닙니다. 자신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므로 충분한 후회와 반성 그리고 스스로 위로하며 새로운 시간과 만나고 소중한 상생선연으로 이어지는 마음이 깃든 집을 만들고 가꾸는 끝없는 연구 작업 취사입니다.

 

7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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