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불교를 믿었었으나 힘들 때 가끔 절에 가는 것만으로는 삶에 어려움이 있어도 그런 문제들에 대한 근원적 성찰과 그에 대한 해결방법, 즉 마음공부와 실천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제 스스로 아무리 노력해도 세상의 일이란 것이 제 작은 머리로는 그 복잡성과 상호관계의 흐름을 도저히 알기 어렵기에 실타래처럼 꼬여만가는 삶을 버티듯이 살아 왔습니다.
위로 형들이 있는데도 형들이 아프신 어머니를 외면하여 막내인 제가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를 돌봤었는데, 어머니가 작년에 갑자기 열반하셔서 제 스스로 기도와 위안을 얻을 곳을 절실히 찾아헤맸습니다.
그렇게 어머니 장례후 삼일만에 무작정 찾게 된 강남교당은 화요법회가 막 끝난 직후였습니다. 불청객처럼 불쑥 찾아온 제게 2층 도서관에 계셨던 어르신 도반님(나중에 주산님이란걸 알게 됐습니다.)께서 친절하게 교당과 원불교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정식으로 일요법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첫법회에서 교감님의 설법은 "지혜로운 자는 복이 적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항상 일의 앞뒤를 이익에 맞추어 셈을 하는 것에 익숙한 저에게 삶을 다시 성찰하게 하는 큰 화두를 접한 날이었습니다.
법회직후 저의 상황을 아시는 도타원 정인원님께서 원불교의 천도재에 대해 알려주셨고 어머니의 천도재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번다하게 음식을 차리지 않고도 교감님과 도타원님을 비롯한 생수6단 도반님들이 매번 함께 하시어 정성스런 기도와 독경으로 7번의 천도재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고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한 교감님의 설법을 들으며 저의 괜한 죄책감과 안타까움을 덜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생수 6단 도반님들의 진심어린 케어를 받으며 매주 일요일 법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신입교도 담당이신 연정은 상담샘과 카톡상담을 주고 받으며 교당생활에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산님의 독려로 일손이 부족한 방송팀에 합류하여 일요법회 방송 송출을 도우면서 방송실에서 법회 전반에 대한 이해와 집중도를 높이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흘러 전문성이 쌓이다보니 지금은 제가 송출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운산님과 운타원님이 기획하고 제작하는 "교감님, 궁금합니다" 촬영을 도우면서 곳곳에서 여러 도반님들이 열정과 헌신으로 교당의 발전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강남교당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법회후에 12주동안 한산님이 강의하시는 신입교도훈련을 통해 원불교에 대해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서 매우 유익하였습니다.
저는 2년에 걸쳐서 신입교도훈련을 받게 되었는데 친근한 도반님이 같이 참석하시어 응원과 좋은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올해 원기 109년부터는 매월 둘째, 넷째주에 법랍이 비슷한 33기, 34기, 35기 신입교도훈련 선배와 동기 10여명이 모여 경전을 공부하는 소모임인 정전공부방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33기 김진수도반이 방장입니다. 정전과 법문말씀이 당연히 제일이지만 다양한 연령대와 인생경험을 하신 신입도반님들의 진솔하고 심도있는 대화가 참으로 서로에게 심우(心友)가 되어 신심과 공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정전공부방의 시즌 2나 2.0버전을 조심스럽게 기대합니다.
제가 교당에 정착할 수 있었던 데에는 12주간 생수6단의 케어를 받고 단에 배치된 이후에도 신입교도와 연결고리를 놓지 않고 정전공부방 총무역할을 자처하며 정전공부방과 신입교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고 계신 연정은님과 같은 교당멘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화위원들께서도 각자 생업과 직무로 바쁜데 혼자서는 멘토역할을 감당하기 어려우므로 각 연령대에서 교당내 멘토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지도인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마디로 저는 강남교당의 도반님들의 정성과 열정이 깃든 신입교도정착 토탈케어를 받았습니다. 우리 강남교당은 훌륭한 교당과 그에 못지않은 신실한 교화위원님들과 도반님들의 열정이 함께하는 곳입니다. 저도 강남교당의 발전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8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