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교당에 근무할 때 원미술 전시 관계로 베를린에 있는 한국 문화원을 처음 갔을 때 일이다. 베를린 중앙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독일인 기사에게 문화원 주소를 알려주니 잘 아는 지역이니 걱정말라고 한다. 한참을 달려 다 온 것 같은데 기사는 계속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참을 빙글 빙글 돌고나서야 차를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묻고는 다행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요금을 내려고 하니 “미안하다 잘 아는 지역인데 문화원이 거리 뒷편에 있어서 헤맸다 헤맨 요금은 안받겠다”한다.
기사는 정확히 온 거리의 요금만 받고 가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을 몇 번이고 했다. “헤맨 요금은 받지 안겠다”는 그 독일인 기사에게서 나는 큰 감동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작년 서강대 대강당 메리홀에서 미모 여가수가 개인 콘서트를 3일간 대성황리에 개최했다는 신문 기사를 보았다. 그런데 3일째 공연을 마치고 마지막 커튼콜에 나와 “찾아주신 관객에 감사를 드린다. 죄송하게도 오늘 공연은 목이 좋지 않아서 최선을 다 하지 못했다. 그래서 입장 요금을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지 않다. 좋은 공연이였다고 극구 만류하는 관객들의 의견을 끝까지 받아 들이지 않고 그 가수는 강당 밖에서 입장 요금을 일일이 전액 돌려주었다. 그 일로 인해 그 가수는 역시 프로는 다르다는 대단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다.
두 가지의 감동적인 사례가 머리에 겹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일요법회에 설교자로써 불지를 향한 최종 목적지에 도달 하려는 끊임없는 정진과 정확한 길은 알고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빙빙 돌고 있지나 않은가? 그 날 설법이 최선이 아닐 경우 교도의 헌공금을 돌려줄 용기가 있는가? 아니 생각이라도 한번 해본 일 있는가? 가슴 저린 반성을 해 본다.
세상 말에 이런 말이 있다. “사랑 사랑 외치는 곳에 사랑이 없고 자비가 으뜸인 곳에 자비가 없다.”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월드컵을 개최하여 세계의 이목이 집중 되고 있는 남아공에는 흑인의 인권 문제가 영원한 숙제로 남아 있다. 남아공에서 백인들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가 “한국은 흑인이 없어 참 살기 좋은 나라다” 그런 그 곳에 아이러니하게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3명이나 배출되었다.
그렇다면 불공과 은혜를 외치는 우리 교단에 진정한 불공이 없다면 교단이 지탱해야 할 기본적 가치를 상실했다고 보아야 한다.
불공은 감동이 녹아 있어야 한다. 그러 려면 먼저 사람을 알아야 한다. 다가오고 있는 후천개벽시대는 자연을 모르고 서는 농사를 못 짓던 농경시대도 아니요, 기계를 모르고서는 공장을 돌리지 못했던 산업시대도 아니다. 이제는 사람을 모르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정보 교감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대종경 교의품 15장에 실상사 부처님께 불공 하러가는 노부부에게 불공의 내용을 물으신 대종사님은 “그대들의 집에 있는 자부가 곧 산부처다”라며 집으로 내려 가게 하신 그 장면은 우리 교단이 후천 개벽 시대를 리드해야 할 방향을 제시 해 주신 크나큰 법문이며 사람에게서 모든 복락을 구하는 최선의 방법을 제시 해준 것이다. 모든 것을 사람에게서 구 할 줄 아는 지혜와 감동을 장만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