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 손바닥만 한 액정에서 모든 세계가 다 드러나는 모습을 보며 시방 삼계(十方三界)가 장중(掌中)에 한 구슬같이 드러나고(일원상의 진리) 라 한 구절이 떠오른다. 정말이지 온 세계가 내 손 안에 있음을 본다. 아니 내 마음에 있음을 본다. 어디를 문지르고 어디를 누르느냐에 따라 밝음이 쏟아진다. 이 눈을 띄워준 은혜가 원불교이다. 나에게 한 권의 경전이 있으니 지묵으로 된 것이 아니라, 한 글자도 없으나 항상 광명을 나툰다 하였으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정전 의두요목20) 하였는데 그 경전을 찾은 게 바로 원불교다. 그래서 오늘은 원불교를 아이폰이라 푼다.
大地虛空心所現 대지허공심소현
十方諸佛手中珠 시방제불수중주
頭頭物物皆無碍 두두물물개무애
法界毛端自在遊 법계모단자재유
대지 허공은 마음에 나타난 바요 시방 제불은 손안에 구슬이로다. 이치와 사물에 다 걸림 없으니 법계를 터럭 끝에 놓고 자유로이 놀더라.(대산5집)
이 세상은 항상 완성태이다. 그만큼의 욕심 그만큼의 용심(用心) 그만큼의 불공으로 오늘의 세계가 벌여짐을 볼 때 세상은 그대로 완성태이다. 장중에 한 구슬이다. 섭섭도 원망도 아쉬움도 사치다 그대로 인정하며 오늘을 누릴 일이다. 이대로를 긍정하며 능동할 일이다. 그저 고루 두루 널리 이 법은을 내 소유로 즐길 일이다. 세상이 다 내 소유다. 그래서 원불교를 아이폰이라 푼다.
내 마음이지만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여의자재하게 쓸 수 있는 이 여의주 하나를 얻어서 마음을 마음대로 자유자재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음을 얻어서 마음이 반 수 이상 마음대로 되는가. 취야득 사야득(取也得 捨也得)이 그것이다. 취하는 것도 마음대로 취하고 놓는 것도 마음대로 놓아 자유자재 하는 경지가 되어야 한다(대산5집) 하신다. 도깨비는 부자 방망이를 가지고 있다 하는데 그 부자 방망이는 다른 것이 아니라 곧 여러분 각자의 마음이다. 우리가 이 마음만 잘 찾아 이용하고 보면 곧 부자 방망이를 얻은 것보다 낫기 때문이다. 모든 성현은 이 마음을 잘 찾아 잘 이용하였으므로 여의주를 얻었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도 마음을 잘 찾아서 잘 이용하자. 그러면, 바로 부자 방망이를 얻은 것이 될 것이다(정산, 한울안) 하신다. 여의보주(如意寶珠)가 따로 없나니, 마음에 욕심을 떼고,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에 자유자재하고 보면 그것이 곧 여의보주니라(요훈품13장) 하신다. 내 손 안에서 법은을 주물러 삼켜야 한다. 내 마음대로 세상을 주무르라 하신다. 주물러 은혜를 생산하라 하신다. 자유를 평화를 평등을 행복을 빚어내라 하신다. 그래서 원불교를 아이폰이라 푼다.
법은 사정(私情)으로 주고받지 못할 것이요, 오직 저의 혜안이 열려야 그 법을 받아들이나니, 용(龍)은 여의주를 얻어야 조화가 나고 수도인은 성품을 보아서 단련할 줄 알아야 능력이 나나니라(성리품22장) 하신다. 교단100년 성업에 자신 성업봉찬을 부촉하시고 교화대불공을 천명하시고 도덕부활을 염원하심이 모두 내게 내리신 사명이다. 내 손으로 내 공부로 내 몸으로 내 마음으로 내 삶에서 빚어내야할 과제라 하겠다. 그래서 내 일상이 되고 내 작품이 되고 내 자유가 되고 내 과업이 될 때 나는 보은자요 혈심적자요 무등등한 대각도인 무상행의 대봉공인으로 내 영생의 공덕탑이 되고 일원회상의 영겁주인이 되리니 여의보주로 공기돌 놀이하듯 아이폰의 주인공이 될 일이다. 원만구족한 일원대도를 익혀 법계를 내 손으로 희롱하는 자유인이 될 일이다. 아이폰을 활용하듯 이 법은을 가없이 누리는 통합활용의 달인이 될 일이다. 만법을 통하여다가 한 마음을 밝히는 주인공이 될 일이다. 대소유무의 이치를 보아다가 이비이해의 일로 은국토를 건설하는 주인공이 될 일이다. 누가? 바로 내가! 언제? 바로 지금! 어디서 바로 여기서! 그래서 영원한 화두는 바로 나다. I(아이)다. 나를 보고 나를 알고 나를 찾아 phone(폰)하며 나를 불러 나를 길어올려 나를 활용하라 하심이다. 그래서 원불교를 ‘아이폰’이라 푼다.
망우청소년수련관장
편집자 주
지금까지 재치문답을 연재해 주신 양해관 교무님께 독자들을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