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을 짓고 나면 먹을 때에도 신경 쓰이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술, 커피는 물론이고, 돼지고기, 닭고기 등 복잡해집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금기 음식이 나왔고, 꼭 필요한 걸까요?
간단히 말하면 이러한 피해야 하는 음식들은 치료 효과를 높이고 한약을 복용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위장장애를 줄이기 위한 식이조절을 위해서 나온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꼭 집어서 돼지고기나 닭고기, 밀가루 음식을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소화에 부담을 주는 지나치게 찬 음식, 익히지 않은 날 음식, 기름진 음식, 맵고 짠 음식 들은 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한의학 처방 원리 중 하나는 환자의 한열(寒熱)의 균형을 맞추는 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감기나 몸이 차다는 진단을 받고 한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찬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는 것이 좋고, 따뜻한 성질을 지닌 인삼이나 녹용이 든 보약을 먹을 때 찬 성질을 지닌 밀가루나 보리, 메밀국수를 먹는 것은 효과를 떨어지게도 하기 때문에 피하라고 권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열이 많다는 진단을 받거나 피부병, 두드러기, 화병 등에는 뜨겁거나 몸을 뜨겁게 하는 음식인 술, 담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후추나 고추, 마늘 등의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생무를 금하는 경우는 그 한약에 숙지황이나 하수오, 인삼 등이 들어 있는 경우로, 이런 약재의 보하는 성질과 무의 하기(下氣)시키는 성질이 서로 상충되기 때문으로, 흰머리가 나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또, 커피나 차와 같은 카페인 음료는 약효가 강하여 대부분 약과 상충하는 경우가 많아서 금하며, 빈혈로 인해서 보혈 시키는 한약을 먹을 때는 감이나 녹차와 같은 떫은 음식의 탄닌(tannin) 성분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피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콩이나 녹두 또는 숙주나물은 해독효과가 탁월하여 한약의 약효를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피하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콩이나 녹두라도 차가운 성질의 약과 피부질환 관련 약에는 해독·청열 효과를 더하여 오히려 도움이 되므로 무조건 금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