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부모·동포·법률의 사은을 형태적인 모습과 작용하는 성격으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습니다. 마치 사람의 성격이 있고 이 성격이 상황에 따라 나타나는 모습처럼, 사은의 성격이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투어지는 격입니다. 이를 사은의 성품(四恩性)과 사은의 모습(四恩相)이라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은性과 사은相
사은의 도와 덕은 동시적이며 둘(二)이 아닙니다. 『정전』 천지피은의 강령에 “천지에는 도와 덕이 있으니, 우주 대기가 자동적으로 운행하는 것은 천지의 도요, 그 도가 행함에 따라 나타는 결과는 천지의 덕이라.”라는 표현에서도 그 불이성(不二性)을 볼 수 있습니다.
사은의 성품(四恩性)은 바로 사은의 도라 할 수 있습니다. 응용무념의 도, 무자력자 보호의 도, 자리이타의 도, 불의를 제거하고 정의를 세우는 도로서, 공부인에게 인식되는 천지의 대시주성, 부모의 대자비성, 동포의 대협동성, 법률의 대보호성은 사은의 도입니다. 이에 비해 사은의 모습(四恩相)은 범부중생에게 구체적인 현실로 나타나는 사은의 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노대훈 교무 논문 적용)
사은의 성품인 사은의 도는 지혜로워야 알 수 있는 것이며 사은의 나타난 모습인 사은의 덕은 범부들이 접하는 현실은혜라 할 수 있습니다. 『정전』 사은장의 피은의 조목에 “생각해 볼 것이니”처럼 사은의 성품인 사은의 도는 공부심을 요구합니다. 공부심이 있어야 사은의 성품을 알 수 있습니다. 범부중생은 각각의 형편에 따라 사은의 덕에 인연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믿고 감사해야 합니다.
이처럼 신앙적으로 사은성(四恩性)은 나타난 은혜만으로는 감지할 수 없는 범부중생의 무명 너머에 있는 깨달음의 영역이라면 사은상(四恩相)은 그 근기와 상황에 따라 제공되는 은혜로 감지되는 자비의 영역이라 볼 수 있습니다.
대내적 진리성과 대외적 은혜성
사은의 도는 무엇이라 규정할 수 없는 일원의 진리를 구상(具象)화하면서, 구체적이고 다양한 현실적인 사은의 덕을 보편화하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천지은의 경우 천지의 도는 대내적으로는 일원상의 진리를 내포하면서도 만물과의 관계 속에서는 은혜발현을 함장하고 있습니다. 대내적으로는 일원상의 진리이면서 대외적으로는 은혜성인 것입니다. 진리성과 은혜성을 동시에 구현하고 있는 천지의 도가 관계 속에서 은혜를 나투는 것이 천지의 덕이라 볼 수 있습니다. (정현인 교무 논문 적용)
아울러 부모ㆍ동포ㆍ법률의 경우도 각자 수행하면서 그 닦는 향상(向上)적 구도 과정이 서로 관계 속에서 향하(向下)적으로 은성(恩性)이 되는 것으로, 자기수행이 피은의 은혜성(恩惠性)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사은의 도에 대내적 진리성과 대외적 은혜성을 동시에 갖는 속성이 됩니다.
신앙의 강령
교법의 총설에서 법신불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으로 모시고 천지ㆍ부모ㆍ동포ㆍ법률의 사은을 신앙의 강령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즉 사은의 도를 체받는 강령을 잡을 때 법신불 일원상은 신앙의 대상으로 드러나고, 법신불 일원상을 모신다는 것은 사은의 도를 강령으로 삼는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