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제공덕회(慈濟功德會)는 비구니 증엄(證嚴, 1937~)에 의해 봉사신행단체로 시작되어 지금은 대만의 3대 불교조직(불광산, 법고산, 자제) 중의 하나이자, 가장 큰 시민조직으로 성장했다.
1966년에 대만 동해안의 벽지인 푸밍사에서 증엄의 제자들과 30명의 주부들로 시작한 자제공덕회는 이제 ‘자제종’이라는 이름으로 하나의 독립된 종단임을 표방하고 있다. 자제종은 화렌의 자제정사(慈濟精舍)가 모체가 되고, 국제구호단체인 자제공덕회, 그리고 재단법인 자제공덕기금회 등의 기관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신흥불교교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비록 증엄은 뚜렷한 법맥이나 소속된 교단의 후원도 없고, 교학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드러내지도 않았지만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 어느 곳이든 간다.”는 실천의 힘만으로 자제공덕회를 세계적인 구제구호 NGO 겸 불교교단으로 키워냈다.
2010년 말 기준 자제종의 해외봉사조직인 자제공덕회의 회원은 전세계 1천만 명으로 확대되었고 매년 소액의 후원금을 내는 사람은 약 700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내에서도 62지부와 10만 명의 회원을 가진 NGO로 성장했으며, 이제는 남미지역과 카리브해 지역에서도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자제공덕회의 해외봉사는 1991년 방글라데시의 대홍수를 원조하기 위한 모금을 시작으로 하여 현재는 6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행해지고 있다.
증엄은 해외원조와 봉사에 대해 세 가지 원칙을 내세운다. 첫 번째는 세 가지 즉, 정치와 경제, 혹은 개종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것. 두 번째, 원조는 조건 없이 행한다는 것, 세 번째는 자원봉사 대상지역의 관습, 생활스타일, 종교와 문화적 전통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일반론적이고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로 시혜자의 입장에 서 있는 봉사자들이 잊기 쉬운 것이기도 하다.
자제종은 사회봉사 중에서도 특히 의료봉사 측면에서 활발한 면모를 보인다. 자제종은 일반적인 불교교단들과는 달리 사찰 대신에 병원을 지었으며, 1986년에는 불교자제종합의원이 낙성되어 종합적인 무료 의료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1994년에는 자제의학원을 개설하여 의료 인력을 배출하기 시작했으며, 또한 2000년에 개교한 자제대학 내의 의과대학에서 양성된 의료 인력들이 해외 의료 원조활동의 주요 구성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들은 자제국제인의회(Tzu Chi International Medical Association, 慈濟國際人醫會)에 소속되어 각국을 순회하며 무료 의료서비스를 실천한다.
또한 자제종은 전문 출가자로 이루어진 교단이 아니라, 출가자에 의해 지도되는 재가자의 조직이라는 점에서 대만의 다른 불교 종단과 구별된다. 조직운영에 상당수의 승려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권한은 재가신자들에게 주어져 있다. 벤쿠버에 있던 기간에 자제종과 관련된 논문을 쓰면서 현지 자제 센터를 방문하여 직접 관리자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자제의 모든 해외 지부는 한두 명의 본부파견 직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현지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직원들 역시도 승려가 아닌 재가회원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