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문우답 / 윤대기(분당교당)
가까운 거리에서 늘 지도를 받았던 교무님께서 연락을 주셨다. “무심하게도 어찌 연락 한번이 없다.”하시며 슬며시 웃으며 핀잔을 주신다. 사실 교당에서 이런저런 업무를 보다 보니 정신없어 그랬던 일. ‘죄송합니다.’하며 그냥 솔직하고 담백하게 ‘바빠서 잊었네요.’ 하면 좋았을 것을 가만보니 주저리주저리 말이 많다.
그러다보니 어쩌면 필요 이상의 변명들이 늘어놓아진다. 사실 어차피 결과적으로 엎질러진 물이다. 그리고 잘못에 대한 추궁을 따져 묻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그저 죄송한 마음을 표(表)함이면 족했을 일에 사족을 달아 괜한 말로 필요 이상의 과장을 만들어낸다.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음의 출발이 무엇일까? 그 실수에 대한 솔직한 인정. 사실적인 인정이라 싶다. 내가 이번에 행한 망각과 잘못을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이 중요하다. 그것이 곧 사실적인 도덕의 공부인 것 같다. 사실적으로 내가 잘못한 실수를 인정함은 마음에서부터 오는 고백이다.
무의식적으로 변명한다 하지만 결국 그것은 마음에서 완전한 인정을 못 했기 때문이다. 이에 필요 없는 거짓들이 열거되고, 다시 같은 과오를 반복하는 실수를 낳는다. 정말 무의식적으로 놓친 실수라도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불필요한 변명을 통한 회피가 아닌 넉넉한 고백으로 처리하
자.
불필요한 말로 괜한 업(業)을 지음을 많이 고칠 수 있을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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