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종교(宗敎)의 종류(種類)와 특징(特徵)은 무엇인가?
종교는 분류기준에 따라서 종류를 달리한다. 기본적으로 종교의 영향력의 범위에 따라서 특정한 민족이나 국가에 국한된‘민족종교’와 세계성과 보편성을 추구하는 ‘세계종교’로 구분한다. 여호와를 믿는 유대교, 인도인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힌두교 등은 대표적인 민족종교이다. 또한 종교의 계시성에 의하여 ‘계시 종교’와 ‘자연 종교’로 나눈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계시 종교이고 힌두교와 불교는 자연 종교에 속한다. 또 다른 분류로는 ‘자력종교’와 ‘타력종교’, ‘ 믿음의 종교’와 ‘이해의 종교’로 나눈다. 아인슈타인은 “종교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이며 과학없는 종교 또한 장님“이라고 말하고 종교의 과학성에 따라 종교를 (1) 공
포에 바탕을 둔 종교 (2) 도덕에서 싹튼 도덕종교 (3) 우주종교적 체험의 과학적 종교의 3가지로 분류하고 미래 종교는 과학적인 종교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원불교적 견해에서 보면 종교의 종류는 약속의 주체에 분류된다. 기독교 계통이 신과의 약속이라면 불교계통은 진리와의 약속이다. 여호와와 인간과의 약속 중에서 구약은 아브라함의 자손 유태인과의 구원의 약속이고 신약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이방인을 포함한 세계인과의 보편성의 약속이다.
그런데 구약이 아직도 실현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유태교이고, 구약이 실현되어 구세주로서 그리스도가 왔다고 믿으면 기독교이다. 그리고 신약 마저 실현되어 재림예수로 모하메드로 왔다고 생각하면 이슬람교이다.
불교와 힌두교 원불교는 전생, 현생, 후생의 3세 인과론 즉, 진리와의 약속을 믿는다는 면에서는 공통이다. 그러나 3세 인과론 중에서 힌두교는 전생과 현생의 인과에 치우친 반면 불교는 현생과 후생의 인과론에 방점을 둔다는 차이가 있다.
힌두교는 인도의 카스트 제도하에서 천민들에게 천민의 숙명을 전생과 현생 인과론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불교는 같은 천민인들에게 후생을 위해서 현생을 잘 살아야 할 이유를 설명하는 인과론이다. 반면에 원불교는 3세 인과론 중에서도 현생과 현생의 찰라 인과론에 방점을 둔다.
원불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머나먼 후생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무시선(無時禪); 지금, 이곳: 무처선(無處禪); 지금, 이 사람: 처처불상(處處佛像); 지금, 이 일: 사사불공(事事佛供); 지금, 이 하루: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지금, 이 회상:일원세계(一圓世界)이다.
종교별로 특징을 보면, 기독교계가 신앙을 중시하는 반면에 불교계는 수행을 중시한다. 기독교계가 성령충만(신앙으로 채우는 공부)으로 악령을 제거하려 한다면 불교계는 비움으로써 채움을 얻는 진공묘유의 수행법이다. 그래서 기독교의 화두가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의 쿼바디스도미네라면, 불교의 영원한 화두는 ‘이뭣꼬?’이다. 불교의 삼학 수행은 계. 정. 혜로 事보다는 理에 치우친 신해이다. 원불교는 불교와 같은 삼학 수행을 하지만 청출어람의 정·혜·계의 순서로 신행(신앙과 수행의 병진)이 귀결처이다. 그래서 원불교의 기본적인 화두는 ‘어찌할꼬?’이다.
요약하면 원불교의 특징은 신앙 측면에서 보면 진리와의 약속(인과론)을 믿는 진리종교이다. 또한 보편성과 세계성을 추구하는 자연종교에 가깝지만 계시성을 부정하지 않는 통섭의 종교이다. 자력과 타력 측면에서는 자타력 병진, 도학을 중시하지만 과학을 소홀히 대하지 않는 이사병행, 영육쌍전의 종교이다. 기독교가 신앙에 방점을 두는 신앙의 종교, 불교가 깨침에 방점을 두는 신해의 종교라면 원불교는 신앙과 수행을 병진하는 신행의 종교라는 특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