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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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 어디로 가는가?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09.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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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호암의 물음에 도산이 답하다 / 윤광일 교도 (중곡교당, 한양대 명예교수)

12. 천주교(天主敎)를 믿지 않고는 천국에 갈 수 없는가? 무종교인, 무신론자, 타종교인들 중에도 착한 사람이 많은데, 이들은 죽어서 어디로 가는가?


천주교의 차동엽 신부에 의하면 “예전에는 ‘천주교밖에는 구원이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거의 구원이 없다는 수준으로 얘기했다. 그러다 바뀌었다. 196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전환점이었다. 천주교가 좀 더 합리적으로 반성하고, 성찰하고, 다른 종교의 면면을 공부해 보니 천주교와 오버랩 되는 부분이 많았던 거다. 그 후에 입장이 바뀌었다. ”타 종교인의 구원 여부는 신이 결정할 문제다. 우리는 모른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65년 이전에는 개신교도 다른 종교와 구분 없이 남으로 봤다. 그런데 65년 이후에는 ‘갈라진 형제’라고 부른다.”
천주교의 견해는 바뀌고 있지만 개신교의 입장은 단호하다. 개신교를 믿지 않고는 천당에 갈 수 없다. 장로교를 창립한 칼뱅은 한 발 더 나가서 인간의 구제 여부는 신의 의지로서 미리 예정되어 있고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감리교를 창립한 웨슬리는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인간의 참여를 강조한다.
하나님의 선재적 은총에 인간의 자유의지적 참여를 통해 구원을 완성해간다는 것이다. 구원의 주체는 믿음이지만 믿음 밖에도 구원의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타종교에 대해서 가장 자유로운 종교가 원불교이다. 원불교에서는 불교, 기독교뿐 아니라 유교, 이슬람교까지도 부정하지 않는다. 원리는 한가지인데 다만 표현 방법상의 차이로 보는 대승적 사고를 갖고 있다. 이것을 우리는 삼동 윤리라고 하는데 동원도리, 동기연계, 동척사업으로 표현한다.
이 세상 모든 종교가 한 근원 한 이치라 한 울안 한 이치에 한 집안 한 권속이 한 일터 한 일꾼으로 악이 소멸되고 선만이 존재하는 참낙원을 건설하자는 것으로 해석한다. 예를 들면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려는 생각은 동일한데 다만 한쪽은 남쪽으로 올라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고 또 한쪽은 동쪽 길을 선택한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초창기에 원불교 교당에 목사 한 분이 대종사를 찾아 오셔서 원불교로 개종하겠다는 말씀을 하고 허락을 원한 적이 있었다. 그때 저희 대종사께서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목사가 열심히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 자체가 나의 원불교 사업을 하는 것이라는 말로 설득한 적이 있다. 우리 원불교에서는 타 종교와 같이 편 가르기를 절대로 하지 않으며 이교도를 차별하지도 않는다.
어떻게 잘못하여 팔에 멍이 들었다고 하자. 치료법으로 뜨거운 물로 찜질을 할 수도 있고 얼음찜질을 할 수도 있고 연고를 바를 수도 있고 달걀로 문지를 수도 있다. 아마추어들이 보면 전혀 다른 치료법이지만 프로들이 보면 원리는 하나다.
바로 피를 돌리는 작업이다. 뜨거운 찜질을 하면 뇌가 빨리 열을 식혀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열을 식히기 위해서 피를 돌린다. 얼음찜질을 하면 반대로 열을 높이기 위해서 피를 돌린다. 연고를 바르면 이제는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서 피를 돌린다. 달걀로 문지르면 직접 피를 돌리기 때문에 낳게 된다. 멍을 치료하는 방법은 달라도 피를 돌린다는 면에서는 같다. 그것을 우리 원불교에서는 동원도리라고 부른다.


우스개 소리로 테레사 수녀는 천당에 가 있을까 아니면 지옥에 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부분은 지옥에 가 있을 것이라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지옥에 있는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지옥에 가 있을 거라고 한다. 그러나 다른 대답은 테레사 수녀는 지옥에 있는 사람들을 구원하면서 스스로는 천당의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즉 천당과 지옥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먹기 달려 있다는 것이 우리 원불교의 천당과 지옥의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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