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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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전문가
  • 한울안신문
  • 승인 2014.1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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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문우답 / 박근영교무(동수원교당)

새벽에 일어나 보일러실에 들어가 보니 바닥이 흥건하다. 교당 리모델링 공사를 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교도님 가운데에는 손재주가 많아서 ‘김 맥가이버’라고 불리는 교도가 있다. 아침을 기다려 그 교도님께 전화를 걸었고 마침 토요일이라 집에 계셨고 바로 달려와 주셨다. 살펴보시더니 보일러 통 바로 밑 밸브에 틈이 갈라져 물이 샌다면서 부속품을 사다가 갈아 주었다. 보일러실이 말끔히 정리되는 것을 보면서 전문인의 안목이 이렇게 다른 것임을 새삼 느낀다.


부모의 만류에도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일반고교가 아닌 실업계 특성화고교로 진학한 남자아이가 있었다. 평소 야무진 성격이라 본인의 선택에 부모도 어쩔 수 없이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로 부모의 걱정과는 달리 아이는 1학년을 잘 마치고 2학년이 되었다.


이 학교는 2학년 시작할 무렵이면 이미 진로가 결정되는데 이 아이도 2학년이 되면서 모대기업 시험에 응시하였다. 그런데 잘 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그만 1차 시험에 떨어지고말았다.


1차 시험에 떨어지니 2차 면접은 나가보지도 못하고 그토록 가고 싶었던 회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게다가 이 회사는 두 번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에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아이는 얼마나 상심하고 있을까? 법회에 나오신 아이 아빠를 보며 말을 건넸다. “아들은 잘 지내나요? 충격이 얼마나 클까요?”라고 하니 이게 웬 말인가? “제일 힘든 사람은 아내”라는 것이다.


하지만 아들이 집안 사정을 잘 알아 일찍 성숙해버렸는지 끝내 대학을 안 가겠다고 하였고 특성화 고교에 들어가 적응도 잘하고 반장도 하는 아들을 한편으론 대견스러워했다.


아내는 그동안 아이를 위해서 새벽기도도 마다 않고 정성을 다하였다. 기도가 모든 원하는 바를 다 들어준다면 이 세상에 기도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기도는 그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고 그 일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며 또한 어떠한 결과에도 온전히 받아들이며 의연히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의 힘, 그래서 끝까지 정성을 다하며 마음의 힘을 얻는 것이 기도가 아닌가?


이제 아들로 인해 시작된 기도가 첫걸음이 되어 교당에서 올리는 새벽기도에 빠지지 않고 정성을 다하고 있다. 교무는 마음공부의 전문인이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을 본다든지, 어설픈 판단으로 교도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해 과를 범하는 일은 없는지 더욱 신중하게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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