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법의 사회구현에 최선다하자
서울을 방문한 좌산종법사가 9월13일 양주 한국보육원에서 열린 팔타원 황정신행 종사 흉상제막식에 참석, 서울교구 교무들에게 “‘대종사님이 펼친 일원대도를 작금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를 큰 숙제로 알고 자기 수행과 교도 지도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강조했다. 이에앞서 좌산종법사는 “한국보육원 터는 대종사님께서도 2번 다녀가신 성적지로 알고있다”면서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이신 팔타원님의 흉상도 건립한 만큼, 이제 하루 빨리 한국보육원의 연감을 만들어 초기역사를 후대에 전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좌산종법사 법문요약
지금 이 도량이 성적지다. 팔타원님이 우이동 재를 넘어 여기로 대종사님을 모시고 2번이나 다녀가셨다고 들었다.
오시다가 더우니깐 팔타원님이 시냇가 한 가운데서 세수를 하는데, 대종사님이 “시냇물을 너 혼자 온통 다 쓰느냐. 아무리 흔한 물이라도 아껴 쓰지 않으면 물 귀한 곳에서 태어나는 과보를 받는다”며 꾸지람을 내린 법문을 받들었다.
또 오는 길에 소나무 잎을 무심결에 뜯었는데, 대종사님께서 이걸 보시고 “그 잎 뜯은 과보를 어떻게 받으려고 그러느냐”며 주의를 주셨다고 한다. 이와같이 이곳은 대종사님의 법문 말씀이 묻어나는 성적지다.
또 한국보육원 사업의 효시가 이 터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교단 만대에 기념해야 할 일이다. 따라서 이곳은 우리가 영원히 기념해야 할 땅이고, 또 국가적으로도 기념해야 할 땅이다.
이제 한국보육원 연감을 만들어야 할 때다. 그래서 초기역사를 기록해 두어야 한다.
서울지역 교무님들께 꼭 부탁하고픈 법문을 드린다. 우리의 삶은 길게 보면 전생·현생·내생과, 짧게 보면 과거·현재·미래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 이 과거 현재 미래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사스러울 수도 있고, 어려운 구렁에 빠질 수도 있다.
즉 과거는 성공했거나 실패했거나 간에 배워야 할 대상이다. 과거에서 배우지 못하는 사람은 현재에서도 못 배운다. 잘 되었던지 못되었던지 간에 과거를 배움의 대상으로 삼아 큰 교훈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현재는 철저히 극복의 대상이다. 끝없는 문제, 장애물에 봉착, 산적한 문제를 법도있게 극복해야 한다. 그러면 나쁜 경계도 은혜롭게 바뀌지만, 그렇지 않으면 해(害)로 작용한다. 현실에 안주하다 보면 자족해서 발전할 수가 없다. 현실을 끝없이 개척해 나가고, 극복해 나갈 때 은혜의 밑거름이 됨을 명심하자.
그리고 미래는 철저히 개척의 대상이다. 미래는 아직 손대지 않은 땅이다. 그러기에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고, 추진해서 맞이해야 한다. 이것은 쉬운 말 같지만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오늘의 교단현실을 놓고 보건대 ‘우리 교리를 현실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하는 것이 우리 교단이 안고 있는 큰 과제다. 되면 되는대로, 안되면 안되는 대로 안주하면 발전에 한계가 온다. 우리 교리를 어떻게 국가 사회 가정 그리고 현실 속에 구현해 갈 것인가? 이미 세계인들이 우리 교리의 우수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종교형태를 보면 서구 종교는 대체로 신앙종교로, 그리고 동양 종교는 수행종교로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교단은 일원상 진리에 입각해서 신앙 수행의 양대 강령을 형성했다.
대종사님은 신앙이 곧 불공이라고 했다. 그래서 사은에 보은하도록 했다. 이것을 수행편에서 다시 심고기도 사사불공 반성참회로 밝히셨다.
또 수행의 대표적 표어는 선이라고 해 주셨다. 그것을 일러 삼학병진 수행으로 정리해 주셨는데, 이를 정기공부와 상시공부으로 밝히셨다. 정기공부법으로는 염불 좌선 경전 등이 있고, 상시공부로는 교당내왕시 주의사항과 상시응용 주의사항으로 밝히셨다. 이중 상시응용주의사항은 자기 스스로 하는 공부이고, 교당내왕시 주의사항은 타력을 빌어 수행하는 공부이다. 공부인은 자율과 타율을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공부길을 안 것이고, 또 괄목상대가 된다. 이와 더불어 교단도 큰 발전을 이룰 것이다.
우리의 신앙·수행이 지금은 예회 보는 것에 그치는 경향이 있는데, 평소에는 상시훈련을 그리고 일년에 정기적으로 훈련원에서 훈련을 받아야 한다. 이것이 대종사님이 제시해 주신 원불교 신앙생활의 정형이다. 이렇게 해야만 교도들의 신상이 보호되고, 가정도 보호된다. 또 희망도 열린다. 수도 서울에서부터 이것을 큰 과제로 알고 정성을 다해 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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