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 뒤 개벽, 후천개벽 사상 연구해야-김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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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 뒤 개벽, 후천개벽 사상 연구해야-김지하
  • 한울안신문
  • 승인 2007.07.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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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원불교 중요성이 상승된 시점에서 ...

원불교는 매우 실천적이라는 점에서 특히 배울 것이 많은 종교다. 원불교는 본디 소태산 때부터 농경, 간척 등 실무적이고 현실적으로 이 땅에 자리잡았다. 19세기 후천개벽사상사는 원불교의 현대적 의미와 관련이 깊다.‘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것이 현대 사회에서 점점 중요시되고 있는 만큼, 원불교의 실천력을 존경하는 사람으로서 원불교가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찬 비전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온난화는 CO2, 온실가스가 주범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개벽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지구 내부의 변동, 지구 자전축의 이동 등 지구 자체의 변화도 있다. 서양이나 미국의 학자, 언론들은 이것을 빅 카오스, 대혼돈으로 설명한다. 그 지식인들, 과학자들도 온난화로 인해 아주 가까운 시일 안에 수십억의 인류가 죽고, 시베리아에서 밖에는 살 수 없다고 전망한다.


# 종말은 모든 것의 끝?


지구 자체의 개벽적 변동마저도 간과하는 것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전 세계의 오류는 자꾸 쌓이고, 방향성이 상실되며 더욱이 도덕적 황폐가 더해져 종말을 전망하게 한다. 그런데 과연 종말 밖에 없는가? 지구의 종말적 혼돈 뒤에 오는 새 세계의 개벽같은 것은 없는가? 기독교적 종말론에 입각한 서양의 학자들은 종말이 곧 모든 것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종말 뒤의 어떠한 상황, 즉 개벽의 가능성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인류의 대재앙설에 대해 50년설에서 30년설, 10년설, 그리고 올 초부터는 8년설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재앙설이 과연 거짓일까? 지구에는 현재 해수면이 상승하고, 생물의 많은 종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사라지고 있다.


이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연 지구의 앞날은 종말 뿐인가? 이러한 점에서 우리나라의 19세기 후천개벽사상에 눈을 돌리게 된다. 이러한 사상적인 풍요는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격암유록 전후의 많은 비결서 등에서 ‘삼남지방에서 지구와 우주를 건질 대사상이 나온다’는 내용이 많았다.


이것이 바로 ‘남조선사상’이다. 다시말해서, 지구의 대혼돈에 대한 대안으로서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에서 지구를 구할 사상이 나온다는 것이다. 19세기에는 동학, 정역, 증산, 그리고 남학 등 다수의 후천개벽사상이 나왔다. 이들은 민중의 삶에서 역사적 실증과 신화적 상상력으로 함께 하며 중요한 이중적 작용을 했다. 원불교도 탄생 이전의 이러한 사상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일원상 안에 끌어안아야 한다. 우리의 후천개벽사상이 최근 서양의 학자들에게 조금씩 관심받고 있다.


아직은 중국에 거의 집중된 것이지만, 사실 유불선에 대한 엄청난 창고인 중국은 그 해석학적 열쇠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우리의 개벽사상은 그 열쇠를 갖고 있다. 이 사상을 현대적인 과학사상과 과학의 하드웨어와 결합해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 다시 관심모아지는 동아시아


최근 동북공정, 요하문명의 근원 등 고대에 대한 사관 문제와 결합해, 우리 민족으로서의 역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점에서 원불교 교도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남쪽 지방은 특히 남학이라는 비밀조직을 바탕으로 민중저항적인 운동에 적극적이었다. 남학과 민중 사상과의 연결을 통해 혁신적이고 과감한 역사들이 기록되었다. 이러한 맥락을 지금 누가 나서서 파악할 것인가?


세계가 동아시아에 다시 관심을 가지는 ‘East Turn(동방회귀)’은 과연 무엇을 얻고자 함인가?


첫째, 세계의 종말을 불가피한데, 과연 종말 이후에 아무것도 없는가? 하는 점이다.


둘째, ‘음악이 썩으면 세계가 부패한다’는 말처럼 음악은 시대의 상황을 잘 드러내주는 지표다. 시대의 종말을 앞둔 지금, 새 시대를 열 수 있는 음악이 동아시아에 있는가? 이다.


셋째, 전 세계는 오랫동안 여성 해방에 대한 갈망을 가져왔다. 우리의 후천개벽운동은 당대로서는 혁신적인 여성 해방을 보여준다. 이 여성운동에 대한 철학적, 사상적 대답이 동아시아에 있는가? 하는 점이다.


넷째, 혼돈 나름의 질서, 즉 혼돈관 및 혼돈 사상의 원형을 기호화, 상징화 해서 과학적으로 끌고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다섯째, 한국 특유의 남조선사상의 세계사적인 비젼과 미션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다.


여섯째, 26만명의 사상자를 낸 쓰나미는 대륙판과 해양판의 충돌로 발생된 것으로, 지구 자전축의 변화가 그 근본 원인이다. 이렇듯 온실 효과 외 지구 자체에 변화를 야기하는 부가 요인이 있다면 과연 무엇인가? 이다.


일곱째, 사회 혁명으로만 개벽이 가능한가, 아니면 또 다른 과정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그렇다면 19세기 후천개벽사상들이 유럽이나 미국의 정밀한 과학과 연결되어 새로운 방향을 예측할 수 없겠느냐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각 사상들을 연구하는 연구자, 단체들이 존재하고는 있지만 특히 원불교에서 본격적으로 나서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는 우리나라 사상사에서 원불교의 중요성이 상승된 점과 후천개벽사상들의 역사가 원불교 쪽으로 모여 들면서 발전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정리 민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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